'쿠쉬나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음역(音譯)은 당시 신라의 지명이나 인명과 일치하지 않는 데다 신화와 역사가 뒤섞여 있어 고증이 쉽지 않다. 651년 사산조 페르시아가 멸망하고 마지막 왕자 피루즈가 중국 당나라로 망명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듬해 당과 이슬람제국이 국교를 맺자 송환될 위기에 놓인 피루즈 왕자가 역사에서 자취를 감추는데, 그의 새 망명지가 신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교수의 주장이다. 이 교수는 아비틴의 망명 시기가 신라 무열왕 재위 때인 점을 들어 타이후르가 무열왕 김춘추이고 프라랑이 그의 셋째딸일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렇다면 가람은 문무왕 김법민이고, 중국 군대를 물리친 것은 삼국통일 후 대당(對唐)전쟁의 승리를 일컫는 셈이다.